[프로그램][북토크리뷰] '소환: 죽음과 불멸'에 대하여 w/ 송은혜 작가님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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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4일 가배도 강남역점에서는

<일요일의 음악실>의 저자, 송은혜 작가님을 모시고

<'소환: 죽음과 불멸'에 대하여>를 주제로

북토크 시간을 가졌습니다.



리뷰가 이토록 늦어진 것은

우여곡절 끝에 9월 1일에 

가배도 시청점을 오픈하기 위해

몇 주를 공사장에 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몸과 마음이 분주한 가운데 있었던 북토크였음에도

인상적으로 좋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왜 음악을 하는가

왜 음악을 듣고 연주하는 무용한 일을 하는가

우리는 왜 그림을 그리고 감상하는가

예술이라고 하는 것들은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



땅에 발을 딱 붙이고 살아가는 것은

현실감각을 가지고 열심히 삶을 영위하는데

중요한 삶의 태도입니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문제를 마주하면

모든 것이 의미를 잃어버립니다.

우리에겐 땅 위에 있는

어떤 것이 필요합니다.



예술은 인생의 어려운 문제에 대한 답,

혹은 어떤 위로를 줍니다.

그것은 결국 '받아들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올라 다 감바로 연주하는 [초혼가]에서

악기는 사람의 울음을 연주합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슬픔이

느리고 장중한 음악으로 표현됩니다.


슈베르트의 가곡 [죽음과 소녀]에서

죽음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죽음이 줄 수 있는 평온함을 전합니다.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에서는

흑사병으로 죽음이 만연한 

불안이 가득한 사회의

다양한 군상을 그림으로써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겨냅니다.

죽음이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죽음이 항상 곁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죽음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릴리 불랑제의 [세상을 위한 기도]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바라며

삶을 찬미합니다.

그리고 이 곡을 만든 이듬해 작곡가는 세상을 떠납니다.

우리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삶을 찬미합니다.


기원전 2세기에 돌에 새겨진 음악, 

[세이킬로스의 노래]에서도

생은 짧으니 살아있는 한 빛을 발하라고 이야기 합니다.

생은 짧으나 돌에 새긴 음악은 영원히 삽니다.


예술은 아름다움을 통해

우리 삶의 시간을 초월한 영원을 맛보게 합니다.

도스트예프스키의 말,

'아름다움이 세계를 구원할 것이다.'

를 마지막으로 북토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래, 그렇지.

가끔은 땅에서 발을 떼고

내 삶을 넘어선 것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모든 열심이

의미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예술로 삶을 위로하는

가슴 따뜻한 북토크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