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공연후기]English Rehearsal Seminar Concert

2023-08-08
조회수 543


지난 8월 5일 토요일 저녁

가배도 강남역점에서는 작은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6곡의 아카펠라 곡으로 구성된 합창 연주였습니다.


시간이 되자 7명의 연주자가 

무대부터 관객석 뒤쪽까지 둥글게 둘러 섰습니다.

선창자가 노래를 시작합니다.

''Non nobis, Domine, non nobis''

이후 같은 가사를 돌림노래처럼 반복하며

음악을 쌓아갑니다.

'영광을 우리에게가 아니라

하나님께 돌리옵소서'



이번 영어 리허설 세미나는

유학을 앞둔 지휘 전공생들이

영어로 리허설하는 법을 배우고

이를 합창단과 함께 실습하는 시간이었고

이번 콘서트는 그 실습시간에 연습한 곡을 발표하는

세미나의 마무리였습니다.


4명의 지휘자들은

곡을 시작하기 전에 곡을 설명하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는데

모두 영어로 음악적인 요구를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모든 일이 가지고 있는

감각적인 부분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인 부분,

감각적인 부분은 아무나 가질 수 없지만

어떤 것의 완성도는 결국 

기술적인 부분에서 결정이 되곤 합니다.

음악이든, 어떤 회사의 일이든, 카페 인테리어든

잘 해내기 위해 시간을 들여 수련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실감을

다시 한번 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진 프로그램은 이렇게 5곡입니다.

*

Ave Verum Corpus – F. Poulenc

Good night - P. Quaggiato

O Radiant Dawn - J. MacMillan

Ubi Caritas - M. Duruflé

Farewell My Joy - C. V. Stanford

*


두번째 곡인 프랑스 작곡가 F. Poulenc의

<Ave Verum Corpus>는

여성 합창곡으로 Poulnec 특유의 

아름다운 화성이 특징인 곡입니다.


연주는 몇번을 해도 얼마나 떨리는지

첫음을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이내 흐름을 찾고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성악의 어려운 점은

몸이 악기라는 점입니다.

바이올린 연주자가 긴장한다고

바이올린도 긴장해서 줄이 팽팽해지지는 않지만

성악가가 긴장하면

성대 근육이나 호흡 근육도 긴장해서

충분하지 못한 소리가 나고 맙니다.

하지만 그런 떨림조차

직접 음악을 하고 바로 앞에서 듣는 즐거움이고

살아있다는 감각을 주는 일입니다.


이어 이탈리아 작곡가 P. Quaggiato의

<Good night>과

영국의 작곡가 J. MacMillan 의

<O Radiant Dawn>의 아름다운 멜로디가

이어졌습니다.


프랑스의 작곡가 M. Duruflé의 곡

<Ubi Caritas>는 언뜻 오래된 미사곡같지만

20세기의 곡입니다.

"자비와 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계신다."

신앙이 없더라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아름다운 곡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릴랜드의 작곡가 C. V. Stanford의

<Farewell My Joy>을 연주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후에도

살아가야 하는 사람의 애절한 마음과

마지막의 완벽한 장조의 화음을 통한

희망적인 의지가 느껴지는 곡이었습니다.



이 작은 연주를 찾아준 소중한 관객분들도

아카펠라 소품들의 아름다움과

아마추어 음악인의 열정에

조그마한 감동을 느끼고 돌아가신 것 같았습니다.

특히 한 관객의 감상평,

성부가 쌓여져 음악이 만들어지는 것이

실내악과 같은 느낌이었는데

사람의 목소리로 가사를 더하니

더 스피릿추얼하게 느껴졌다는 이야기에

아, 내가 그래서

합창에 더 매료되는구나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종교적인 가사가 아니더라도

여러사람이 입을 벌려 소리를 낸다,

이 행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의식적인 분위기..

음, 역시 전 종교적인 인간인가 봅니다.



게다가 카페라는 이색적인 공간에서

관객 가까이에서 합창을 연주하고

같은 울림 안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이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합창 연주에

부합하는 모습이어서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직접 합창을 하는 사람으로서

저는 이런 공연시간 보다도

합창을 연습하는 리허설 시간을 좋아합니다.

사람의 몸이라는 불안한 악기로

섬세한 화음을 맞추어 나가고

같은 리듬안에서 움직이고

지휘자의 음악적 요구를 구현해내기 위한

연습의 시간.

사실 그 시간을 그렇게 산다는 것

자체를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사는 것 외에

인생에 무엇이 더 중요하겠습니까



모쪼록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직접 연주하는 즐거움을 누리기 바랍니다.

또 강남역점의 연주장소로서의 가능성도 확인했으니

앞으로 더 재미있는 공연을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