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음악을 play 하는 것에 대해

2023-07-12
조회수 575

이번 7-8월 북큐레이션의 주제는

<도시 산책자는 (음악을)Play* 한다.> 입니다.

play의 다양한 뜻에 주목하고 있어서

별이 하나 붙었습니다.

play가 명사로서 '희곡'을 의미하기도 하여

희곡, 연기자에 대한 책,

또 음악에 대한 책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 특히 음악을 play하는 것에 대해

조금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사람은 음악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으로 나뉜다고 하면 과장일까요.

음악은 어디서든 들려옵니다.

대중음악, 클래식

전시와 연계하여 작곡한 음악이

전시장에서 흘러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어떤가요.

요즘엔 피아노를 배우는 학생 수도 

점점 줄어든다고 하네요.

음악이 디지털화되는 이유도 있겠지만

여유를 잃어버린 것도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전공을 할 사람만 음악을 배우는

양극화가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합창을 합니다.

합창은 좀 특이한 음악 장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사회엔 더 그렇습니다.

여러사람이 매주 모여

두시간 씩 노래를 부르고

참 할일 없는 사람들입니다.

합창은 악기처럼 

수 년을 배워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아마추어적인 성격이 특히 더 강합니다.

하지만 가장 오래된 형태의 음악인 만큼

그 세계가 넓고 깊어서

제대로 들어가면 헤어나올 수가 없습니다.



노래를 하다보면

도와 레의 사이가 얼마나 넓은지

미와 파의 사이가 얼마나 좁은지

오선지에 그려진 그 동그라미 사이에

얼마나 깊은 우주가 있는지

알게됩니다.

음표 하나, 쉼표 하나

그만큼의 시간의 흐름은

지금 이 글을 읽는 시간과는

다른 밀도를 가집니다.

들이마시는 숨과 내쉬는 숨의 길,

발음을 만드는 혀의 움직임과 입의 모양,

이 모든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지휘자가 디렉팅하는 이미지

그것을 최대한 그려내려는 마음

이것이 모여 하나의 음악을 만듭니다.



음악 중에서 클래식은

대중음악에 밀려난지 오래인데

합창은 클래식 중에서도

변방에 위치합니다.

클래식 전문 음반 매장에

합창 섹션이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은 것도

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합창을 하는 사람은

합창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평생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하는 사람이 행복한 음악

합창이 그런 특징을 갖는 이유가

대체 뭘까 생각해봅니다.



그건 아마도

노래 자체가

몸을 악기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래를 하면

전신으로 음악을 느끼게 됩니다.

합창에서는 이 울림이

다른 사람의 울림과 함께 더욱 커지기 때문에

좋은 합창 가운데 있을 때

그 행복감이 극대화 되는 것은 아닌지

비음악 비과학 전공의

아마추어 합창 너드(nerd)는

한번 생각해봅니다.


결국

음악을 듣기만 하는 것 보다

직접 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피아노든, 바이올린이든,

노래든, 전자음악이든

음악은 일종의 스포츠가 아닐까 싶을정도로

몸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음악을 연주하는 그 시간은

온통 음악의 진동으로 채워집니다.

인생을 가장 충만하게 사는 방법은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곤 합니다.


the prefer는

자신이 직접 경험하는 

행위자로서 살아가기를 지향합니다.

음악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연주하는 사람의 삶은

조금 더 진한 색을

띄고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