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북토크 w/ 정지돈 작가님 후기 (23.06.28)

202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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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 수요일 저녁

가배도 강남역점에서는 

지적인 사유를 즐기는 여러분들이 모여

정지돈 작가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산책의 발명, 

올바른 도시 사용자가 되기 위한 일상의 전략들]

전 이 제목이 그렇게

깊이 있는 이야기로 전개될 줄 몰랐습니다.

작가님의 이야기는

산책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변화되었는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시작하여 현재로 이어졌고

또 사용자라는 개념, 전략과 전술의 개념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셨는데

대학교 교양 수업을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산책을 재밌게 하는 방법이나

도시에서 산책을 하는 

다양한 아이디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구나

저의 무식함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작가님의 이야기는 결국

'자율성'으로 귀결했습니다.

도시라는 것이 만들어지기 위해 

필연적으로 들어가는 '계획'이라는 것이

우리의 움직임을 어떻게 제한하는가

우리가 자유롭게 움직인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자유롭지 않다는 것.

그렇습니다.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우리나라는 강이든 산이든

경치 좋은 곳은 다 차도라는 사실입니다.

사람이 걸어서 경치 좋은 곳에 가려면

항상 최후에는 차도가 가로막고 있습니다.

자동차 중심의 효율적인 시스템을

당연하다고 생각해버린 것.

이것을 불편한 편리함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60-70년대

서울의 개발이 막 시작되던 그 시점부터

세운상가로 대표되는 서울의 발전은

경계를 만들어 서로 단절되는 문제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산책자는

가장 자유로운 걷기의 방법을 통해

표류의 방법으로 도시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마무리되었는데

준비한 자료도 미처 다 공유하지 못할 정도로

방대한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북토크가 끝나고

자율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음 하지만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디폴트 없이

모든 것을 자율적으로 행동하면서도

사회 시스템이 잘 굴러갈 수 있을까

천만이 넘는 사람들의 삶이 교차하는 도시에서

어느정도의 통제와 시스템 없이

안전하고 깨끗한 도시가 가능할까



요즘 기안84의 여행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있는데

기안이 여행하고 있는 인도, 

그 중에서도 바라나시라는 도시는

그야말로 자유롭습니다.

차와 오토바이와 사람이 뒤 섞이는 통에

처음 간 사람은 거리를 걷기만 해도

혼이 쏙 빠질 지경입니다.

자율적인 삶은 좋지만

인간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이 아닐까

전 좀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능한 영역에서

스스로 사고하고

자율적으로 행위하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이는 the prefer에서 하고자 하는 말과 같습니다.

유행이라고, 유명한 사람이 추천하기 때문에가 아니고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자신의 감정을 살펴보면서 

나의 선호를 알게 되는 것.

그것이 인생에 스토리를 만듭니다.



산책이라는 것으로

이렇게 깊이있는 사유가 가능하구나

지적으로 충만감을 느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