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가 끝난지 벌써 2주가 넘게 흘렀습니다.
공연후기가 늦어진 것은
11월에 유독 몸과 마음이 바빴던 탓도 있지만
많이 마음을 쏟은 공연을 마치고
마음이 차분해지지 않은 탓입니다.
이번 공연곡인
작곡자 진한서의 칸타타 <행복한 왕자>는
영국의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동명의 단편소설을
거의 그대로 합창곡으로 옮긴 작품입니다.
<행복한 왕자>의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제목은 왕자를 이야기하지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제비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행복하게만 살던 왕자가 죽어 조각상이 된 뒤
다른 사람들의 곤궁한 삶을 바라보며 슬퍼할 때
그의 바람대로 그가 가진 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달해준 제비.
제비가 처음부터 가난한 사람들을
불쌍히 여긴 것은 아닙니다.
갈대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이집트에서 다양한 모험을 즐긴
자유로운 제비는
왕자를 사랑하게 되어
죽기까지 그의 곁을 지키고
그가 바라는 일을 도와줍니다.
제비가 죽고
금박도 다 벗겨저 빛을 잃은 왕자의 심장이
쩍 하고 갈라지자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조각상을 세우자 하는데
천국에서는 제비와 왕자를 위한
천사들의 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알렐루야'가 울려퍼질 때
몇몇 관객들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기도 하였습니다.
곡의 구성은 이렇습니다.
피아노 연주와 나래이션으로 서곡을 시작하여
주제가 되는 합창, 남성 합창, 아카펠라,
그리고 4곡의 합창곡과 여성 합창,
다시 합창, 솔리스트 앙상블, 아카펠라,
마지막으로 주제 합창으로 종결됩니다.
여러 합창곡에 크고 작은
솔로 파트가 들어가있습니다.
다양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다채로운 곡입니다.
전문 성악가 3명이 주요한 세 솔로 파트를 맡았지만
여러 합창단원들도 솔로 역할을 맡았는데
저는 11번 째 곡인 솔리스트 앙상블에서
한 역할을 맡아 연주하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 스스로는
이번 연주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제가 맡은 부분은
거의 마지막에야 나오는 솔로 파트인데다가
제 목소리에 비해 음역도 낮고
웅장하게 진행되던 곡이 갑자기 정지해서
조용한 상태에서 혼자 불러야 하는 구성,
미묘한 감정 같은 것이 다 부담스러웠습니다.
사실 몇번 연습을 한 후 안되겠다 싶어서
예전에 배웠던 발성 선생님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두달 여의 레슨을 받은 후에야
지휘자님께서 오케이 할 만한 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실제 연주에서는 감기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공연 3일 전 부터 감기기운이 악화되었는데
물을 지참할 수 없는 실제 연주에서
강한 무대 조명과 난방으로 인한 건조한 공기는
결국 예민한 기관지를 막아버렸습니다.
결과적으로 공연에 맞춰 끌어올린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한 채 아쉽게 끝나버린 공연.
노래는 몸이 악기여서
호흡을 통제해야 한다는 점도 야속하고
수십 번 공연을 섰음에도
긴장해버리고 마는 자신이 한탄스럽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핑계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저 잘하고 싶은 마음보다 모자란 결과에
실망한 마음이 여전히 넘실거려서
이런저런 탓을 하고있는 것입니다.
개별적인 합창곡으로 구성된 연주에 비해
하나의 이야기가 가진 기승전결을
한 시간 반 동안 집중력있게 만들어가야 하는 점도
이번 연주의 도전적인 요소였습니다.
마치 장거리 달리기를 한 것 같은
성취감과 피로감이 느껴지는 공연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창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합창에는 신비함이 있습니다.
사람의 목소리가 합쳐져 만들어내는
어떤 영적인 느낌은
악기와는 다른 울림을 줍니다.
'합창단 음악이 있는 마을'은
우리 창작곡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한글로 된 창작곡을 연주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아마추어 합창단입니다.
한예종을 만드신 고 이강숙 전 총장께서
초대 단장으로서 탄생시킨 합창단이라는 점에서
또 그 귀함이 있습니다.
합창 중에서도 아마추어 합창은
또 다른 장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마추어 합창과 공예는 닮은 점이 있다고 느낍니다.
자연발생적이라는 점. 그 지방과 사람들을 닮았다는 점.
완벽하게 깔끔한 것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완성 같은 투박함과 거친 데에
그 깊이가 있다는 점.
대충 보면 싸구려 모조품과 뭐가 다른지
구별하기 어려운 점.
그래서 진짜 아름다운 것은
더 만들기 어렵다는 점이 그러합니다.
이번 <행복한 왕자>는 작곡가를 탈진시킬 만큼
귀한 곡이었습니다.
일부러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전달되는 흐름.
다양한 장르, 갖가지 노래 방식이 포함되어 있는 작곡.
그래서 처음에 합창단원들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 완성되기 전에는
그 맛을 느끼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후반으로 갈 수록 솔로 파트와 합쳐져
합창 부분의 역할을 이해하게 되면서
연습의 집중력이 올라갔습니다.
합창은 정말 귀한 음악입니다.
그것이 완성되는데 오래 걸리는
아마추어 합창은 더욱 그렇습니다.
이 음악이, 이 연주가
여러분 마음에 닿기를 바랍니다.
연주가 끝난지 벌써 2주가 넘게 흘렀습니다.
공연후기가 늦어진 것은
11월에 유독 몸과 마음이 바빴던 탓도 있지만
많이 마음을 쏟은 공연을 마치고
마음이 차분해지지 않은 탓입니다.
이번 공연곡인
작곡자 진한서의 칸타타 <행복한 왕자>는
영국의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동명의 단편소설을
거의 그대로 합창곡으로 옮긴 작품입니다.
<행복한 왕자>의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제목은 왕자를 이야기하지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제비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행복하게만 살던 왕자가 죽어 조각상이 된 뒤
다른 사람들의 곤궁한 삶을 바라보며 슬퍼할 때
그의 바람대로 그가 가진 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달해준 제비.
제비가 처음부터 가난한 사람들을
불쌍히 여긴 것은 아닙니다.
갈대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이집트에서 다양한 모험을 즐긴
자유로운 제비는
왕자를 사랑하게 되어
죽기까지 그의 곁을 지키고
그가 바라는 일을 도와줍니다.
제비가 죽고
금박도 다 벗겨저 빛을 잃은 왕자의 심장이
쩍 하고 갈라지자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조각상을 세우자 하는데
천국에서는 제비와 왕자를 위한
천사들의 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알렐루야'가 울려퍼질 때
몇몇 관객들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기도 하였습니다.
곡의 구성은 이렇습니다.
피아노 연주와 나래이션으로 서곡을 시작하여
주제가 되는 합창, 남성 합창, 아카펠라,
그리고 4곡의 합창곡과 여성 합창,
다시 합창, 솔리스트 앙상블, 아카펠라,
마지막으로 주제 합창으로 종결됩니다.
여러 합창곡에 크고 작은
솔로 파트가 들어가있습니다.
다양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다채로운 곡입니다.
전문 성악가 3명이 주요한 세 솔로 파트를 맡았지만
여러 합창단원들도 솔로 역할을 맡았는데
저는 11번 째 곡인 솔리스트 앙상블에서
한 역할을 맡아 연주하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 스스로는
이번 연주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제가 맡은 부분은
거의 마지막에야 나오는 솔로 파트인데다가
제 목소리에 비해 음역도 낮고
웅장하게 진행되던 곡이 갑자기 정지해서
조용한 상태에서 혼자 불러야 하는 구성,
미묘한 감정 같은 것이 다 부담스러웠습니다.
사실 몇번 연습을 한 후 안되겠다 싶어서
예전에 배웠던 발성 선생님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두달 여의 레슨을 받은 후에야
지휘자님께서 오케이 할 만한 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실제 연주에서는 감기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공연 3일 전 부터 감기기운이 악화되었는데
물을 지참할 수 없는 실제 연주에서
강한 무대 조명과 난방으로 인한 건조한 공기는
결국 예민한 기관지를 막아버렸습니다.
결과적으로 공연에 맞춰 끌어올린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한 채 아쉽게 끝나버린 공연.
노래는 몸이 악기여서
호흡을 통제해야 한다는 점도 야속하고
수십 번 공연을 섰음에도
긴장해버리고 마는 자신이 한탄스럽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핑계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저 잘하고 싶은 마음보다 모자란 결과에
실망한 마음이 여전히 넘실거려서
이런저런 탓을 하고있는 것입니다.
개별적인 합창곡으로 구성된 연주에 비해
하나의 이야기가 가진 기승전결을
한 시간 반 동안 집중력있게 만들어가야 하는 점도
이번 연주의 도전적인 요소였습니다.
마치 장거리 달리기를 한 것 같은
성취감과 피로감이 느껴지는 공연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창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합창에는 신비함이 있습니다.
사람의 목소리가 합쳐져 만들어내는
어떤 영적인 느낌은
악기와는 다른 울림을 줍니다.
'합창단 음악이 있는 마을'은
우리 창작곡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한글로 된 창작곡을 연주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아마추어 합창단입니다.
한예종을 만드신 고 이강숙 전 총장께서
초대 단장으로서 탄생시킨 합창단이라는 점에서
또 그 귀함이 있습니다.
합창 중에서도 아마추어 합창은
또 다른 장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마추어 합창과 공예는 닮은 점이 있다고 느낍니다.
자연발생적이라는 점. 그 지방과 사람들을 닮았다는 점.
완벽하게 깔끔한 것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완성 같은 투박함과 거친 데에
그 깊이가 있다는 점.
대충 보면 싸구려 모조품과 뭐가 다른지
구별하기 어려운 점.
그래서 진짜 아름다운 것은
더 만들기 어렵다는 점이 그러합니다.
이번 <행복한 왕자>는 작곡가를 탈진시킬 만큼
귀한 곡이었습니다.
일부러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전달되는 흐름.
다양한 장르, 갖가지 노래 방식이 포함되어 있는 작곡.
그래서 처음에 합창단원들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 완성되기 전에는
그 맛을 느끼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후반으로 갈 수록 솔로 파트와 합쳐져
합창 부분의 역할을 이해하게 되면서
연습의 집중력이 올라갔습니다.
합창은 정말 귀한 음악입니다.
그것이 완성되는데 오래 걸리는
아마추어 합창은 더욱 그렇습니다.
이 음악이, 이 연주가
여러분 마음에 닿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