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1) - 조병화

Hanna
2022-01-06
조회수 785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것저것 배우길 즐기는데

작년에 보안클럽에서 전각을 배울 기회가 있었습니다.


자유롭게 만들어 보도록 해주셔서 도안을 찾다가

몇달 전 갔던 전시에서 본 드로잉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든 도장입니다.

드로잉처럼 얇은 선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았지만

제법 마음에 들게 나왔습니다.


제가 떠올렸던 그 전시란,

2021년 본 전시들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으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입니다.

근현대사나 문학에 대해 부끄럽게도 문외한인지라 아는 작가나 작품이 손에 꼽는데도 불구하고

전시장에 가득찬, 가까운 선조들의 천재성에 두근두근 했습니다.

이상과 구본웅, 이여성과 김기림, 백석과 정현웅 등 

포스터에서 보이듯 그 시절 예술가들은

관계성 속에서 더 깊이 있는 문화를 창조했습니다.


정말 좋은 작품이 많았지만 제게 가장 인상깊게 다가온 작품은

단촐한 선으로 심플하게 그려진 조병화의 드로잉이었습니다.

두번째 그림들은 60년대 유명한 다방들을 그린 것이어서 더 흥미롭습니다.

큰 스탠딩 조명이 한 쪽에 있고 군데군데 화초가 놓여져 있는 모습이

요즘의 카페보다도 감각적인 모습입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조병화님은 유명한 시인이었습니다. 

기교를 부리지 않는 정감있는 시어로 

인간의 본연적 고독에 대한 글을 많이 쓴 다작가로 알려져있다고 하네요.

다음에는 그 분의 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찾아봐야 겠습니다.


조병화 시인이 그린 서울 다방 지도입니다.

지금 가배도 명동점이 있는 곳 근처에

Poem이라는 다방이 있었네요.


애당초 다방이 1920년대에 충무로 지역에서 시작되어서

명동과 관훈동, 소공동 등을 중심으로 많이 생겨났기때문에

이 근방에 유명한 다방이 많았다고 합니다.


카페 공화국이라고 불러도 될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카페를 좋아하지만

그것이 요근래 시작된 것은 아니고

100여년 이어진 흐름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흐름 속 가배도의 위치와 아이덴티티에 대해서도

계속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다방은 어느 시대에나

삶을 통해 아름다움을 추구한 

위대한 예술가들의 아지트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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