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 가본 경험이 있으시지요.
슬픔으로 정신없는 상황이지만
차가운 형광등 조명에 장판으로 된 바닥,
순서를 기다리며 차례대로 진행되는 모든 절차로 인해
애도하는 시간에 천천히 마음을 기울이기 어렵습니다.

스톨홀름 외곽에
[숲의 화장터, skogskyrkogården]라는 이름의
시립 묘지가 있습니다.
75만 제곱미터 부지에 화장 시설, 예배당, 묘지가
숲과 언덕이 조화로운 경관 가운데
아름답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설계자는 에리크 군나르 아스플룬드[Erik Gunnar Asplund (1885 – 1940)],
스웨덴의 건축가입니다.
랜드스케이프를 담당한 또다른 건축가,
시구르드 레베렌츠[Sigurd Lewerentz (1885 – 1975)]와
공동 작업한 작품입니다.
Erik Gunnar Asplund
Sigurd Lewerentz
1915년부터 설계를 시작해서
완공된 것은 25년 뒤인 1940년인데
그 해 심장발작으로 사망한 아스플룬드도
이곳에 눕게 됩니다.
묘지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하얀 벽이 길게 이어져있고
저 멀리 언덕에 이르기 전에 오른쪽으로
땅에서 솟은 듯 숭고한 검은 십자가가 서있습니다.

그 뒤쪽으로 화장장과 예배당, 주랑이 위치해있고
그 길을 따라 계속 가면 숲의 예배당이 있습니다.

숲의 예배당은
아스플룬드가 디자인한,
이곳의 가장 첫번째이자
가장 작은 예배당입니다.

천창으로 스며든 햇빛이 따뜻하게 감싸는 작은 예배당에서
고인을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며
추모의 시간을 갖습니다.
다시, 검은 십자의 오른쪽으로는
완만히 솟은 언덕이 있고
그 위에는 낮은 담장을 나무들이 둘러싼
명상의 언덕이 있습니다.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집에 돌아가기 전에 잠시 이곳에 올라
마음을 추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화장이 끝난 후에는
햇살이 깊이 들어오는 숲속에
정령들처럼 조용히 자리잡습니다.

우리 모두 언젠가 머물 그곳이,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
내가 기억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그곳이
아름다움 가운데
효율성을 살짝 숨겨놓는 지혜가 있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죽음을 터부시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마주보고
제대로 애도하는 것이
반드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출처 : https://skogskyrkogarden.stockholm.se/
"건축은 하나의 공간이 아니다.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와 무언가를 연결하는 '사이'가 건축이다."
-[건축이 태어나는 순간] 후지모토 소우
장례식장에 가본 경험이 있으시지요.
슬픔으로 정신없는 상황이지만
차가운 형광등 조명에 장판으로 된 바닥,
순서를 기다리며 차례대로 진행되는 모든 절차로 인해
애도하는 시간에 천천히 마음을 기울이기 어렵습니다.
스톨홀름 외곽에
[숲의 화장터, skogskyrkogården]라는 이름의
시립 묘지가 있습니다.
75만 제곱미터 부지에 화장 시설, 예배당, 묘지가
숲과 언덕이 조화로운 경관 가운데
아름답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설계자는 에리크 군나르 아스플룬드[Erik Gunnar Asplund (1885 – 1940)],
스웨덴의 건축가입니다.
랜드스케이프를 담당한 또다른 건축가,
시구르드 레베렌츠[Sigurd Lewerentz (1885 – 1975)]와
공동 작업한 작품입니다.
1915년부터 설계를 시작해서
완공된 것은 25년 뒤인 1940년인데
그 해 심장발작으로 사망한 아스플룬드도
이곳에 눕게 됩니다.
묘지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하얀 벽이 길게 이어져있고
저 멀리 언덕에 이르기 전에 오른쪽으로
땅에서 솟은 듯 숭고한 검은 십자가가 서있습니다.
그 뒤쪽으로 화장장과 예배당, 주랑이 위치해있고
그 길을 따라 계속 가면 숲의 예배당이 있습니다.
숲의 예배당은
아스플룬드가 디자인한,
이곳의 가장 첫번째이자
가장 작은 예배당입니다.
천창으로 스며든 햇빛이 따뜻하게 감싸는 작은 예배당에서
고인을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며
추모의 시간을 갖습니다.
다시, 검은 십자의 오른쪽으로는
완만히 솟은 언덕이 있고
그 위에는 낮은 담장을 나무들이 둘러싼
명상의 언덕이 있습니다.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집에 돌아가기 전에 잠시 이곳에 올라
마음을 추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화장이 끝난 후에는
햇살이 깊이 들어오는 숲속에
정령들처럼 조용히 자리잡습니다.
우리 모두 언젠가 머물 그곳이,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
내가 기억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그곳이
아름다움 가운데
효율성을 살짝 숨겨놓는 지혜가 있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죽음을 터부시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마주보고
제대로 애도하는 것이
반드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출처 : https://skogskyrkogarden.stockholm.se/
"건축은 하나의 공간이 아니다.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와 무언가를 연결하는 '사이'가 건축이다."
-[건축이 태어나는 순간] 후지모토 소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