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to Chicago (1)

Hanna
2022-05-03
조회수 183


왜 시카고로 갔냐고 묻는 질문엔, '비행기 시간이 맞는 것이 시카고 뿐이었다'고 대답합니다.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휴가를 생각했을 때엔 유럽도 가고 싶었고 친구가 있는 시애틀도 가고 싶었지만

무리하지 않고 쉬러 다녀오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시카고는 워낙 건축으로 유명하기도 해서 뭐, 좋지 하는 심정으로 갔습니다.


저희가 워낙 여행은 그렇게 쉽게 결정하곤 합니다.

여행은 정답이 없기 때문에 어디든 가서 나대로 즐기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여행의 미덕 중 하나가 아닐런지.


위의 사진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레스토랑인 [Shaw's Crab House]입니다.

이곳에서 두번 식사하면서

매거진 B에서 도시를 다룰 때에도 많은 가게들의 이야기가 메인을 이루는 것은,

어떤 도시를 지금 살아있게 하는 것이 그런 가게들과 그런 가게들을 찾는 손님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https://www.shawscrabhouse.com/)


둥근 차양이 길게 나와있는 입구로 들어가면 카운터가 있는데,

왼쪽은 좀더 포멀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고

오른쪽은 캐주얼한 식사가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우리의 선택은 물론 오른쪽!



들어서는 순간 영화 속에 들어간 기분.

84년에 시작되었다는 레스토랑은 40년 가까이 된 세월이 쌓여있으면서도 정돈되어 있고

분주하고 소란하면서도 나름의 질서가 구축되어 있는 곳이었습니다.



뉴욕, 워싱턴 등 다양한 산지의 신선한 굴이 매일 들어오기 때문에 메뉴판을 매일 새롭게 출력한다고 합니다.

요즘 한국에도 이런 미국식 빈티지 디자인이 유행이어서 새로 만드는 가게들이 이런 디자인을 따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 메뉴판은 어쩜 이렇게 자연스러울까요. 매니저에게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냐고 했더니 깨끗한 2장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 레스토랑을 더 멋져 보이게 하는게 바로 이 매니저, 마우리치오였습니다.

이 레스토랑에서 12년을 일했다고 합니다. 

주문 받을 때 보여주는 환한 미소만으로도 이 이방인의 마음이 설레는데

맛이 강한 칵테일을 주문하니 시원한 맥주를 슥 밀어주거나 와인잔에 무심히 와인을 더 부어주거나 

'점심을 많이 먹어서 이제 그만 갈게 계산서 줄래'

하니까 스윽 숟가락을 주더니 크렘브륄레를 스윽 밀어주고 에스프레소 마티니 두잔까지 완벽한 마무리 서비스...

그걸 또 다 먹은 우리 ㅎㅎ

넘치는 서비스와,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태도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그..

마우리치오 때문에라도 이 레스토랑에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서비스란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우리치오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각각의 자리에서 능숙하게 일하는 모든 종업원들의 그 소리와 리듬이 아주 기분 좋았습니다.



굴 이야기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굴이 풍성한 나라이기 때문에 굴 귀한줄을 모르지만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비싼 음식이라는 것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굴을 미국에서 먹은 것은 이번에 처음이었습니다.

세트로 주무하면 6가지 각각 다른 굴을 두개씩 맛볼 수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워싱턴 주 굴이 더 맛있게 느껴진 것은 태평양 바다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화이트 식초나 핫소스, 혹은 레몬만 살짝 뿌려서 먹었는데

정말 신선하고 기분 좋은 맛이었습니다.

백종원씨가 뉴욕 오이스터바에서 굴 먹으면서 연발했던 감탄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으음~~!!

우리나라도 서해와 남해에서 굴이 많이 나올텐데 이런 오이스터바를 한국식으로 풀어보면 어떻게 될까 하고 생각해보기도 하였습니다.

매우 흥미로운 공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이후에 누가 시카고 이야기를 하면

아 나 시카고 가봤지. 그 레스토랑이 정말 좋았는데! 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그렇네요. 레스토랑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모든 감각을 자극하는 곳이어서

더 강렬한 기억을 형성하는가 봅니다. 과연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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