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to Chicago (2) - 건축

Hanna
2022-07-02
조회수 687

시카고를 갔던 것이 4월인데 

벌써 한여름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비행기표 값도 많이 올랐다고 하니

문이 열리자마자 훌렁 갔다 온 것이 

좋은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앞서 글에 적은 것과 같이 

시카고를 어떤 의지를 가지고 선택했던 것은 아니지만

건축으로 유명한 도시이기에 잘됐다 싶기도 했습니다.

이번 6-7월 북큐레이션 주제가 

건축과 관련되어 있기때문에

시카고의 건축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빌딩 협곡이 이어진 시카고 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면서 건축물을 보는 

시카고강 건축 크루즈 투어가 유명합니다.

날씨가 워낙 오락가락하는 시카고라서

배가 출발할 때에는 이렇게 화창했는데 

곧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추웠던 기억이 나네요.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오른쪽에 리글리빌딩과 왼쪽에 트럼프 빌딩입니다.

시카고 강이 동쪽 호수에서 서쪽으로 뻗어나가는데 

살짝 구부러져서있어서

강에서 들어올 때 가장 잘 보이는 위치라고 하는데

오래된 리글리 빌딩 옆 목 좋은 자리에 

떡하니 트럼프 타워가 있는 것이 

뭔가 '트럼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닥까지 유리로된 전망대로 유명한 

윌리스 타워에서 바라본 시카고 전경입니다.

전망대로 유명한 또다른 건물인 존 핸콕 센터도 보이고 

역시나 트럼프 타워도 보입니다.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여러개 이야기하는 것은 

역시나 의미가 없겠죠.


이번 여행에서 큰 도움이 되었던 책입니다. 

[건축으로 본 시카고 이야기]

시카고의 유명한 건물 

대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시카고가 지금의 모습을 갖기까지의 역사와

유명한 건물들이 만들어진 배경, 과정, 그리고 현재 모습

시카고의 모습을 만든 사람들까지

지도와 사진 등 다양한 자료들과 함께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이 책에서 소개해준 건물들 중 보러갈 곳을 정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많은 정보가 있었고

이야기들도 술술 읽히도록 재미있게 적혀있어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일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카고 뿐만 아니라 보스턴, 뉴욕, 시애틀까지 

세권의 책이 더 있다고 하니

해당 도시에 여행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건물은

Monadnock이라는 건물입니다.

무려 1891년에 존 루트가 지은 건물입니다.

시카고의 마지막 내력벽식 마천루라고 합니다.

벽으로 건물 무게를 견디려면 

벽이 그만큼 두꺼워야해서

건물 무게가 상당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시카고 지반이 약해서 모내드녹 건물 이후에는 

내력벽식 마천루를 금했다고 하는데

지반이 약한데 그렇게 많은 높은 건물들을 

어떻게 견딜 수 있는건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의류 브랜드로 유명한 사업가 

브룩스 브라더스가 건축주인데,

건축의 힘과 강인함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고 합니다.

존 루트는 그 말을 완벽히 실현해서

미국 서부에서 볼 법한 사막에 우뚝 선 

돌산 같은 느낌의 건물을 만들었습니다.



벽이 워낙 두꺼워서 

직사각형의 창문은 쏙 들어가있습니다.

돌출된 베이 부분의 하단이 둥글게 되어있어 

우아한 느낌도 줍니다.

모내드녹 이후에 1893년 

시카고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리고

유럽식 장식이 많은 건축이 대세가 되었다고 하는데

전 이 건물이 정말 

미국의 힘이 느껴지는 건물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아 아닌게 아니라

존 루트가 단명한 바람에 이후에 지어진 건물들은

그리스 로마식 장식을 지나치게 사용해서 

퇴보했다는 비판이 있다고 하네요.

역시 나의 안목...이라고 자찬 해봅니다.

모내드녹에 대해 자세히 써있는 글이 

브런치에 있더라구요.

같이 읽으시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때 시간이 없어 건물 겉면만 후루룩 본 터라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저는 역시 덩어리 같은 건물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 마음에 든 건물은 

시카고 대학의 중앙도서관입니다.

유명 건축회사인 SOM의 

월터 네쉬가 디자인했다고 하네요.

고딕 건축의 아기자기함을 현대적으로 추구해서

고딕식 유기적 증식을 유지하면서 

구축 방식과 표현에 있어서는 

현대적으로 풀어냈다고 합니다.

또한 대학의 오래된 건물들이 사용한 

라임스톤의 색채적인 전통을 유지하면서 

질감은 수직으로 긁어 음각을 함으로써 

현대적인 느낌을 냈다고 합니다.



뭔가 제가 좋아하는 건물들은

흔히 시카고 사진에서 소개되는 건물들과는 

좀 다른 느낌이네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나 미스 반 데어 로에 같이

현대 건축사의 굵직한 인물들의 유명한 작품들을 

굳이 소개해드리진 않았지만

이게 'the prefer' 적이지 않은가 생각합니다.(웃음)

참고로 미스의 시카고 연방 플라자는 정말 멋졌습니다.


시카고는 수많은 멋진 빌딩들이

남한 크기만한 미시간 호수와 

끝도 없이 이어진 수변공원과 어우러져

정말 도시다운 도시의 모습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관광지로 크게 주목받지는 않지만

여전히 멋진 미국 도시, 시카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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