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겨울의 풍경 1 <홋카이도 비에이>

Hanna
2023-02-17
조회수 357


여러분의 완벽한 겨울의 풍경은 어떤 기억인가요.

이번 겨울, 완벽한 겨울의 풍경을 만나러 

홋카이도에 갔습니다.

물론 북유럽이나 그린란드나

황홀한 겨울 풍경을 가진 곳은 많겠지마는

'여러가지를 고려했을 때 현재 나에게 완벽한'

정도의 의미가 되려나요.

여튼 어느 정도의 포기가 주는 행복이란게 있으니까요.


첫날은 삿포로에서 머물렀습니다.

삿포로 니조시장 해산물 덮밥과 

다루마의 징기스칸을 

꼭 먹고 가야했기 때문에.

신선한 생선 살과 성게알로 덮힌 밥에

살짝 와사비를 묻혀 '와앙'하고 한입 먹으면

아 여기가 북해도지 싶습니다.

해산물의 단맛과 간장의 조화, 

신선한 와사비의 깔끔한 맛까지.

[고독한 미식가]의 저자인 마사유키 씨라면 

더 실감나게 묘사했을텐데.

아무튼 밥을 잘 배분해서 먹어야 하기 때문에 

꽤나 전략적이어야 합니다.



이번에 오랜만에 필름카메라를 

저렴한 것으로 하나 사서 가져갔는데

우연에 의한 예술성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약간 품은 들지만 

여행의 기억을 간직하기 멋진 방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찍고나서 바로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AI로 논문까지 쓰는 시대에 굉장한 사치입니다.


...


비에로 향하는 길.

비에이는 일본 최대규모의 국립공원인 

다이세쓰산 국립공원 아래, 

홋카이도  중심지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비에이는 풍경 사진의 대가라고 불리는 

마에다 신조가 찍은 작품으로 더 유명해진 곳인데

(클릭 > 마에다 신조의 사진)

주민들이 매일매일 공들여 밭을 일구는

조용한 시골 마을의 풍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사람 키까지 쌓인 눈은 처음 봅니다.

계속해서 내린 눈을 치우며 쌓아놓은 것이

단단한 벽이 되어 서 있습니다.

이것들이 다 녹으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만져보면 단단해서

아 빙하가 이런식으로 만들어지는건가 싶었습니다.



이 사진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크리스마스 트리'로 알려진 나무입니다.

비에이는 이런 나무들로 유명합니다.

마일드세븐 담배 광고에 나와서 유명한

마일드세븐 트리라던지

닛산 자동차 광고에 나와 유명해진 

켄과 메리의 나무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켄과 메리의 나무는 겨울엔 

그닥 아름답지 않더군요.

이 크리스마스 트리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요,

아무것도 없는 것이 얼마나 멋진 배경이 되던지요.



필름 카메라로 찍은 마일드세븐 트리입니다.

카알못이어서 

이 붉은 색이 어디서 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괜히 멋져 보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마에다 신조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는 

탁신관 근처에는

겨울을 닮은 자작나무로 이루어진 숲이 있습니다.

이런 절경이라면 사람이 더 많을 법도 한데

저희 일행 외에 열심히 셀카를 찍던 한 커플만

이 숲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흑백 필름을 담은 채로

카메라를 온천 물에 빠뜨리는 바람에

이런 기묘한 사진이 나왔지만

나름 멋지지 않나요.



이번 비에이 여행에서는

시내에 있는 호텔이 아니라

언덕 한 가운데 있는 숙소를 잡아 보았습니다.

크지 않지만 정갈한 식사를 내어주던 곳.

숙소 사장님의 아들이 직접 만든 쉬폰케이크와 

따뜻한 커피를 듬뿍 담아주던 아침식사.

마음이 따뜻해지는 숙소였습니다.



식사를 하는 공간에서 보이는 풍경이

그대로 하나의 엽서처럼 보입니다.




옆 집 문앞에 매여있던 강아지까지

완벽한 겨울의 풍경으로

제 마음에 기억되었습니다.


여러분에게 완벽한 겨울의 풍경은

어떤 모습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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