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인가

Hanna
2023-02-07
조회수 405

요즘처럼 '나'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때가 있었나 싶게

인스타그램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성격 테스트 관련 링크가 뜨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엉터리 자료도 많이 보이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겠지요.



저는 원래 저에게 관심이 많았습니다.

화도 많고 눈물도 많고

평소에는 냉철한듯 한데

가끔은 커다란 감정에 휘둘리곤 해서

그럴때면 아무튼 좀 

부끄러워지는 상황이 발생하곤 하니까요.

이런 제가 피곤하기도 했습니다.

크게 동요하지 않고 조용히 사는 친구들을 보면 

저들과 나는 왜 다른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mbti를 꽤나 신뢰하는 편입니다.

제가 회사에 다니던 때에

팀이 바뀌면서 맡게된 새 업무에 

적응을 잘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참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었는데

지인의 권유로 mbti테스트를 해보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INTP였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세세한 것 보다는 숲을 보는 스타일의 P인데다가

직관적인 사고를 즐겨하는 N으로서 

정해진 일을 세세하게 해내야 하는 회사일이 

잘 맞지 않았고

고객의 전화를 받을 때 F가 아닌 T로서 응대를 하면

상대의 화를 더 돋구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아 그렇구나. 

내가 힘들었던 것은 다 이유가 있었어!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INTP에 대해 찾아보면

우리나라 인구의 3%정도 있다고 하고

드문 mbti 종류 중 하나라는 점도

묘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주인공은 이런 대화를 주고 받습니다.

"좋아보여요. 하고싶은 일 하고 사는 거."

"하기 싫은 일을 안 할 뿐이에요.

하고싶었던 일을 해서 좋은 게 아니라 

싫었던 일을 하지 않아서 좋은거에요."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싫어하는 것을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람들에게 좋은 것은 조금씩 자주,

나쁜 것은 크게 한 번에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경영학을 전공해서

학부때 들었던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면

경제학에서 '효용'이라는 것이

어떤 것을 받으면 처음에는 크게 증가하는데

어느정도 지나면 좋아하는 것이 증가하는 정도가

(이를테면 그래프의 기울기가) 낮아지기 때문에

조금씩 자주 주는 것이 좋고

나쁜 것은 크게 한 번에 주는 것이

자주 조금씩 주는 것 보다 좋다고 하네요.

하기 싫은 일을 매일 하는 것은

매일 자신을 조금씩 죽이는 일이니까요.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선물 받은 책을 읽었는데

김연수 작가의 '청춘의 문장들'이라는 책이었습니다.

공감 가는 내용이 많은 책이었는데

그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

오징어회를 먹어야지 라고 공책에 적었더니

어떤 선생님이 주문진에 여행을 가자고 하셔서

오징어회를 기쁘게 먹었다.

자연산 송이를 먹어보자 라고 공책에 적었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서 누군가 송이덮밥을 사주셔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알아야만 진짜 기뻐할 줄도 알고

감사할 줄도 아는게 아닐까.

감사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은 기뻐할 수밖에 없다.

...

이야기가 다 먹는 것이라 뭔가 우스워 보이긴 하지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알아야 

진짜 감사한 마음이 든다는데에는

크게 공감이 됩니다.

그렇다면 자신을 잘 알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아는 것이

감사할 준비가 되는 것이라는 이야기.

행복의 가장 분명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다는 건 자신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

나는 어떤 사람인지 계속 발견해 나가는 것.

인간이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하는 존재인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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